키움 푸이그는 4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맹타를 휘두르던 지난달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키움의 반등을 위해선 푸이그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스포츠동아 DB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35)의 경력은 화려하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해였던 2013년 LA 다저스에서 타율 0.319, 19홈런, 42타점을 올리며 내셔널리그(NL) 신인상 투표 2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타율 0.296, 16홈런, 69타점의 성적을 거둬 올스타에 뽑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진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쳐냈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중 이름값은 가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름값에 의존해 뽑은 선수도 아니다. 푸이그는 이미 2022년 키움과 인연을 맺은 바 있고, 그해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출루율 0.367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3년 만에 키움으로 돌아온 올해도 그를 향한 기대가 컸다.
지난달 8경기에선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을 올렸다. 다소 불안한 포구 자세를 지적받기도 했지만, 리드오프로서 보여준 위압감이 엄청났다. 또 다른 외국인타자 루벤 카디네스와 함께 핵타선을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4월 들어 그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16일까지 월간 타율이 0.143(49타수 7안타)에 그쳤고, 시즌 타율도 0.217로 뚝 떨어졌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217(23타수 5안타)로 고전한 탓에 득점 생산도 쉽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마운드가 고민인데 타선까지 터지지 않으니 경기를 거듭할수록 패하는 날이 많아졌다. 15경기에서 타율 0.327, 3홈런, 18타점, 득점권타율 0.500을 기록 중인 카디네스와 비교하면 그의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1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2타수 무안타 2삼진)에선 6회 장재영과 교체되는 수모도 겪었다.
키움은 공격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팀이다. 팀 평균자책점(ERA) 최하위(10위·6.25)의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다. 10점을 주면 11점을 내서 이겨야 하는 구조다. 6점 이상 뽑은 경기에서도 3승3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맞췄을 정도다.
그마저도 지난달에는 8경기 중 4경기(50%)에서 6점 이상을 따냈는데, 이달 14경기에선 6점 이상 뽑은 경기가 2차례(14.3%)에 불과하다. 푸이그의 부진과도 맞물려 팀 순위도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때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던 4번타자 송성문이 살아나고 있지만, 상수로 여겼던 푸이그의 부진이 길어지니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푸이그가 빠르게 좋았을 때 모습을 찾아야 키움의 반등도 가능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