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들이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개막전 홈경기에서 안양에 충격적 패배를 당한 뒤 침통해하고 있다. 울산|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가장 바라지 않던 시나리오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새 시즌을 몹시도 불편하게 시작했다. 2경기에서 전패다.
출발부터 꼬였다. 울산은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권역 리그 스테이지 7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0-1로 뒤진 전반 막판 장시영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1승6패에 그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1 출전팀 중 가장 빠른 탈락도 뼈아팠지만,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의 안면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악몽은 계속됐다. 울산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1라운드)에서도 패했다. 심지어 상대는 승격팀 FC안양이었다. 이번에도 ‘극장골’이었다. 일방적으로 몰아세웠음에도 후반 추가시간 안양 외국인 공격수 모따에게 헤더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주저앉았다.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무대를 달리한 2연속 패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게다가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데, 여유마저 없다. 곧바로 주중 경기다. 1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산둥 타이산(중국)과 ACLE 리그 스테이지 홈 최종전(8차전)을 치러야 한다.
딜레마다. 냉정히 보면 버려야 할 경기다. 16강행에 실패한 마당에 무리하게 힘을 줄 필요는 전혀 없다. 조현우의 사례처럼 불의의 부상이 반복될 수도 있다.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2라운드 원정경기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침 대전하나는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개막전에서 3-0 대승을 거둬 기세가 대단하다.
그러나 최소한의 자존심은 회복해야 한다. ACLE 7경기에서 울산은 4득점에 그친 반면 16실점이나 했다. 득실차 -12는 망신스러운 결과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동계훈련 합류가 늦었던 외국인선수들과 부상 등의 문제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이들이 산둥전에서 긴 시간을 뛸 수 있다.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어떤 선수가 나가더라도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겠다”는 말로 큰 폭의 로테이션 계획을 내비쳤다. 어떤 선택을 하든 무의미한 경기를 유의미하게 바꿔야 하는 과제를 안은 울산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