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9일(한국시간) 아스널과 UCL 8강 1차전 원정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레알 마드리드 SNS
레알 마드리드는 특유의 ‘후아니토 정신’에 다시 한번 기대고자 한다.
1970년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후안 고메스 곤살레스의 이름을 딴 것으로, 작지만 근성 있고, 팀이 어려울 때 앞장서서 싸운 그의 의지를 담았다. 이는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기적을 만들어내는 레알 마드리드의 모토가 됐다.
뼈아픈 대패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9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아스널에 0-3으로 졌다. 데클란 라이스의 멀티골과 미켈 메리노의 쐐기골로 레알 마드리드는 무릎을 꿇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경기 후 “예상치 못한 패배다. 전반전에는 선수들이 조직적이었으나, 세트피스에서 2골을 내주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너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며 “축구에선 상황이 많이 바뀐다. 오늘도 아스널이 세트피스에서 2골을 넣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홈구장에선 종종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반전을 다짐했다. 2차전은 17일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다.
물론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아스널은 이날 일방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밀어붙였다. 점유율은 54%, 패스 490회로 레알 마드리드(46%·435회)에 앞섰다. 설상가상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미드필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2차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후아니토 정신’을 외친다. 토너먼트에 유독 강했던 모습을 재현하고자 한다. 2021~2022시즌 UCL 16강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에 0-1로 패한 뒤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해 합계 스코어 0-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카림 벤제마(현 알이티하드)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기세를 몰아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 2016~2017시즌 대회 8강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1·2차전 정규시간을 각각 2-1로 보내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알나스르)가 해트트릭을 뽑으며 6-3으로 승리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