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격수 린가드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 K리그1 홈경기 도중 푹푹 파인 잔디에 걸려 쓰러진 뒤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현장리포트] 한심한 상암벌 잔디, 처참한 경기력…서울도, 김천도 웃지 못했다|스포츠동아


서울 공격수 린가드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 K리그1 홈경기 도중 푹푹 파인 잔디에 걸려 쓰러진 뒤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처참한 그라운드에서 싸운 FC서울과 김천 상무가 극심한 빈공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서울과 김천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나란히 개막전에서 패한 뒤 2라운드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두 팀은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이어갔으나, 결코 웃을 수 없었다.

특히 2만5000여 홈관중 앞에서 연승에 도전했던 서울의 아쉬움이 컸다. 2022년부터 김천전 8경기 무패(4승4무)를 달렸으나, 이날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차례 슛(유효 2개)을 시도해 1골도 넣지 못했다. 김천은 유효 슛 없이 2차례 슛이 전부였다.

탐색전부터 길었다. 전반 35분에야 양 팀 통틀어 첫 슛이 나왔다. 서울 정승원이 연결한 볼을 손승범이 골대를 크게 벗어나는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이후 서울이 기세를 올렸으나, 딱히 인상적 장면은 없었다. 후반 30분 서울 기성용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승모가 김천 골키퍼 김동헌과 1대1로 맞섰으나 기회를 날린 게 이날 득점에 가장 근접한 장면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서울 벤치는 최근 영입한 크로아티아 공격수 둑스를 후반 36분 투입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경기 후 김기동 서울 감독은 “생각한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상대를 완전히 차단하면서 주도권을 잡고 기회를 만들었는데,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최악의 환경이 경기 내용의 질적 저하를 불렀다. 영상 5도임에도 칼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가 영하 3도로 떨어진 가운데, 경기력도 꽁꽁 얼어붙었다. 심지어 곳곳이 푹푹 파인 잔디에 선수들이 거듭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현장의 모두를 한숨짓게 했다.

특히 서울 공격수 린가드는 전반 25분 김천 진영 한복판에서 방향 전환을 시도하다 들뜬 잔디에 축구화 바닥이 걸려 쓰러졌다. 하마터면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당할 뻔한 그는 한참 동안 고통을 호소하다 일어난 뒤 잔디를 발로 차며 크게 화를 냈다.

경기 후에도 ‘잔디 이야기’는 계속됐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환경적 요인으로 준비한 부분을 제대로 풀어갈 수 없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 플레이에도 수정할 부분이 생겼다”고 말했고, 김 감독은 “겨우내 얼어붙고 뿌리 내리지 않은 잔디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더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날씨까지 추워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 좀 더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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