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공격수 콤파뇨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라운드 광주와 홈경기 전반 20분 1-1 동점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의 ‘이탈리아 특급’ 콤파뇨가 멀티 헤더골로 패배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전북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FC와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전북은 1승1무를 기록했고, 2무의 광주는 첫 승 기회를 미뤄야 했다.
장신(195㎝) 스트라이커 콤파뇨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북이 실점할 때마다 헤더 동점골로 응수하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전반 13분 광주 아사니(알바니아)에게 먼저 실점했으나, 전반 20분 송민규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콤파뇨가 헤더골로 연결한 데 이어 후반 17분 오후성에게 다시 실점한 직후에도 전병관이 띄운 볼을 콤파뇨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콤파뇨의 컨디션이 좋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던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콤파뇨는 이날 자신에게 주어진 2차례 찬스를 모두 골로 연결하는 ‘원샷 원킬’의 진수를 보였다. 특히 후반전 도중 상대와 공중볼을 경합하다 이마를 다쳤음에도 헤더로 2-2 동점을 만드는 집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변준수, 민상기 등 중앙수비수들의 제공권에 기대를 걸었으나, 콤파뇨는 알고도 막기 어려운 공격수였다. 이 감독도 “(콤파뇨가) 정말 잘했다. 실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전북으로선 콤파뇨의 활약이 무척 반갑다. 지난해 큰 기대 속에 전북 유니폼을 입었으나 이상할 정도로 풀리지 않았던 티아고(브라질)가 이번 시즌에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콤파뇨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겨울 영입된 그는 현재 전북의 유일한 최전방 옵션이자 플랜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티아고는 최근 훈련 도중 부상을 입었다.
2016년 이탈리아 세리에D(4부)에서 프로로 데뷔한 콤파뇨는 2018년 트레 피오리(산마리노)로 이적한 뒤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8~2019시즌 득점왕(22골)을 차지했고, 2019~2020시즌에도 15골·9도움을 기록했다. 2020년 루마니아로 옮겨 크라이오바~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에서 뛰었고, 2023년 3월에는 이탈리아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지난해 톈진 타이거(중국)에서 19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무대를 경험한 콤파뇨는 전북에서도 거침없이 비상하고 있다. 포트FC(태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16강 원정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린 데 이어 K리그1에서도 2경기만의 멀티골로 날았다.
강등권(10~12위)에서 경쟁한 지난 시즌 극도의 부진 속에 사라진 전북의 ‘강팀 DNA’도 콤파뇨의 맹활약과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전북은 포옛 감독 부임 이후 4경기 무패(3승1무)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