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이후 마땅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 ‘평창 레거시’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가 스켈레톤 월드컵을 기점으로 새로운 활용처를 찾을 지 주목된다. 통상 월드컵 경기의 경우 유럽, 북미 등 권역별로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대회 개최가 정례화 될 경우 베이징과 함께 아시아권 월드컵도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연맹)은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2024-2025시즌 IBSF 스켈레톤 월드컵 1, 2차 대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테스트이벤트 성격으로 열린 2017년 BMW IBSF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국내 월드컵 경기다.
연맹과 2018 평창기념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남자와 여자 스켈레톤 두 종목에서 총 26개국 약 11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토퍼 크로티어(독일)와 여자 금메달리스트 한나 데이즈(독일), 지난 시즌 월드컵 남·여 1위 매트 웨스턴(영국), 킴벌리 보스(네덜란드) 등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6위에 올랐던 김지수(강원도청), 2023-2024시즌 북아메리카컵 남자 5, 6차 대회에서 1위에 오른 심형준(가톨릭관동대), 올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1위 홍수정(한국체육대) 등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대회는 12일부터 15일까지 평창 트랙에서 공식 훈련이 열리고 16일 오후 4시 여자 1차 대회와 오후 8시 남자 1차 대회가, 17일에는 같은시간에 각각 남·여 2차 대회가 이어진다.
한국 썰매계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평창 트랙이 아시아 지역 전지훈련, 국제대회 개최의 허브로 위상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썰매 종목은 썰매 무게와 이동 편의성 등을 고려해 유럽과 북미에서 나눠 개최돼 왔다. 평창 무대에서도 다수의 관중이 동원되고 베이징동계올림픽 국제규격 트랙과 연계한다면 매년 월드컵을 정례화해 유치할 경우 평창올림픽 유산인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사후 활용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평창 센터는 2018 평창올림픽을 위해 114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시설임에도 국가대표 훈련 이외에 특별한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는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유지를 위해 매년 20억 원씩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강원도와 평창군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등과 업무 협약을 통해 월드컵과 아시안컵 경기 등 국제 대회를 중국과 순환 개최하기로 했다. 강원도로서는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시설 유지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찬민 연맹 회장은 “7년 만에 평창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어 매우 기쁘며,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길 바란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스켈레톤 종목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호석 kimhs86@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