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미드필더 보야니치(오른쪽)가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홈경기 도중 남태희와 경합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25시즌부터 K리그의 외국인선수 운용은 훨씬 여유로워졌다. 하지만 이들을 잘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팀이 추구하는 전술에 녹아들어야 외국인선수가 제대로 위력을 떨칠 수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선 국적과 무관하게 팀당 최대 6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있고, 경기당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등록 한도는 종전과 같지만, 아시아쿼터와 동남아시아쿼터가 모두 사라졌다. 외국인선수의 국적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선수 영입과 경기 운영에서 제약이 줄었다.
그러나 모든 외국인선수가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과도한 짐을 지울 경우, 본인의 퍼포먼스가 떨어질뿐더러 팀 전력도 약해질 수 있다. 올 시즌에도 안데르손에게 의존해 공격을 펼치는 수원FC는 다른 공격수들을 활용한 패턴이 부족해 5경기 2득점에 그치고 있다. FC서울 또한 공격 루트가 루카스, 윌리안 등 외인 윙어들에게 집중돼 더 많은 골을 뽑기 위해선 대안이 필요하다. 적극적 선수 영입 덕분에 우승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5라운드까지 3골에 그쳤다.
국내선수와 공생방안을 찾는 게 핵심이다. 스웨덴 듀오 보야니치와 루빅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울산 HD가 좋은 사례다. 김판곤 감독은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주변 선수들과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애초 수비력이 아쉬웠던 중앙미드필더 보야니치는 올 시즌 중원에서 김민혁과 짝을 이뤄 꽃을 피우고 있다. 김민혁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 부담을 덜어준 덕분에 보야니치는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보야니치는 유려한 탈압박과 날카로운 침투패스 능력을 뽐내며 4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윙어 루빅손 역시 울산의 전술에 잘 어우러졌다. 왼쪽 날개를 주로 맡는 그는 올 시즌 같은 포지션의 윤재석과 교체돼 주로 후반전 조커로 활용되고 있다. 윤재석이 전반전에 과감한 돌파와 기동력으로 상대 수비진의 힘을 빼놓고, 루빅손이 후반전에 결정타를 날리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