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원주, 철원 등 강원 도내 시·군이 유치전에 나섰으나 사업이 유보됐던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지 선정’과 관련,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빙상선수들이 태릉 경기장 노후화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다시 재논의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은 지난 11일 종목 일정을 마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를 수집한 한국 빙속은 금메달 2개 이상을 획득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강원소속 선수로는 이승훈(알펜시아)이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함께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선수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남자 단거리 간판 김준호(강원도청)는 남자 500m와 남자 1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차민규(동두천시청), 조상혁(스포츠토토)과 남자 팀 스프린트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지우(강원도청)도 김윤지(동두천시청), 정유나(한국체대)와 함께 여자 팀 추월에서 3분 10초 4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합작했다. 다만 8년 전에 열린 삿포로 대회 성적(금6·은3·동3)과 비교하면 아쉽다. 빙속 강국 일본이 이번 대회에 2진급 선수단을 파견해 중국 외에는 경쟁 상대가 없던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빙상계에서는 훈련장 개선을 통한 인프라 확대로 선수 세대교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훈련을 할 수 있는 경기장은 서울 태릉 빙상장과 강릉 스케이트 오벌뿐이다. 그마저도 강릉은 사업성 문제로 얼음을 걷어내면서 경기장의 역할을 잃었다. 태릉 빙상장은 태릉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철거가 예상됐으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제동으로 대체지 선정이 중단됐다.
선수들은 태릉 빙상장 시설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았다. 차민규는 “경기장이 개선되면 스케이팅 인구가 늘고 선수들도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현은 “웨이트 장이 매우 춥고 빙질 상태가 좋지 않은데, 개선된다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