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타자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두산 베어스는 26일부터 구춘대회에 나서고 있다. KBO리그에선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가 참가하고, 일본프로야구(NPB)에선 세이부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오릭스 버팔로스, 지바 롯데 마린즈가 나선다. 3월 2일까지 경기가 계속되며 두산은 지바 롯데를 제외한 팀들과 한 차례씩 맞대결한다.
두산은 이미 26일 세이부 라이온즈, 2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붙었다. 공교롭게도 2경기에서 모두 상대 에이스들과 마주했다. 단순히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닌, NPB를 대표하는 투수들이었다.
1-3으로 패한 세이부전에선 이마이 타츠야(27)를 상대했다. 이마이는 지난 시즌 25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ERA) 2.34, 187탈삼진(1위)을 엮어냈다. 최고구속 156㎞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을 구사하는데,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빠른 공 구사비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구위가 뛰어나다. 직구 평균구속도 152.1㎞에 달한다. 곽빈(두산)과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바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이마이에 이어 등판한 좌완투수 스미다 치히로(26) 역시 만만히 볼 수 없는 투수였다. 지난해 26경기에서 9승10패, ERA 2.76, 154탈삼진을 기록했다. 최고구속 155㎞의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을 구사한다. 이마이와 마찬가지로 2023년 APBC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투수다.
두산 타선은 이마이와 스미다를 상대로 점수를 뽑지 못했다. 특히 이마이를 상대로는 3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당했고, 안타는 2회초 강승호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낸 게 전부였다.
0-9로 패한 27일 소프트뱅크전에선 지난해 퍼시픽리그 다승왕(14승)에 오른 아리하라 고헤이를 상대했다. 아리하라는 지난해 26경기에서 14승7패, ERA 2.36의 성적을 거뒀고, 2021~2022년에는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다. 최고구속 153㎞의 빠른 공에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포크볼,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이날 아리하라는 1이닝만 투구했는데, 정수빈과 김재환은 초구를 공략해 땅볼로 물러났고, 양의지는 공 6개를 보며 우중간 안타를 쳐냈다.
아리하라에 이어 등판한 오제키 도모히사(2이닝 1피안타 무실점)도 지난해 선발진의 한 축이었고(20경기 8승4패·ERA 2.50), 쓰모리 유키(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역시 불펜의 핵(48경기 5승2패17홀드·ERA 2.13)이었다. 오제키는 빠른 공 최고구속이 148㎞지만,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의 완성도가 상당해 맞혀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쓰모리는 최고구속 153㎞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두산은 3월 1일 오릭스 버팔로스(소켄구장), 3월 2일 롯데(선마린스타디움)와 경기를 치른다. 오릭스는 일단 26일 지바 롯데전에 미야기 히로야, 27일 롯데전에 야마시타 슌페이타 등 에이스를 내보낸 바 있다.
승패를 떠나 정규시즌 개막 전 NPB 대표 에이스들과 상대하는 것은 타자들이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속 150㎞대 후반의 빠른 공을 구사하는 투수들과 상대하다 보면 향후 강속구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타자들은 시즌 시작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맞대결을 원한다. 두산 주장 양의지도 “확실히 실전 감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치지 못하더라도 좋은 공을 보는 게 준비과정에선 훨씬 도움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