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주형이 11일 시범경기 수원 KT전 3회초 1사 후 우월 1점홈런을 치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24)이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시범경기 2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키움은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전에서 9-5로 이겼다.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이어진 2연패도 끝냈다.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키움은 이날 장단 11안타를 퍼부었다. 그중에서도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이주형의 타격감이 가장 빛났다. 이주형은 결승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주형은 기대에 걸맞게 활약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8일 창원 NC전부터 4경기 연속 이주형을 3번타자로 내세웠다. 더욱이 이날은 올해 신인인 전태현, 여동욱이 포함된 선발 라인업을 바탕으로 저연차 선수들을 점검하면서도 이주형의 타순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에 부응하듯 이주형은 1-1로 맞선 3회초 1사 후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해 자신의 올해 시범경기 첫 홈런이자,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키움이 승기를 잡는 과정에도 이주형이 앞장섰다. 이주형은 2-1로 앞선 5회초 1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로 승리의 추를 좀 더 키움 쪽으로 기울였다. 키움은 이주형의 적시타 등으로 5회초에만 3점을 내며 승기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키움 타선은 이주형이 교체된 뒤인 7회초에도 4점을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키움으로선 이주형의 연착륙 가능성을 다시 확인해서 고무적이다. 이주형이 새 시즌 3번타자로 자리매김한다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후 고민거리였던 ‘3번 타순의 새 주인’을 얻을 수 있다. 2023년 트레이드로 키움에 입단한 이주형은 지난해까지는 잇따른 부상으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는 그래서 더 강한 동기부여 속에 시즌을 준비해왔다.
11일 경기에서 드러난 활약은 그 같은 노력의 결과다. 그중에는 우상인 이정후와 보낸 시간도 있었다. 이주형은 1월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 동료들과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이정후, 김혜성(LA 다저스)와 함께 훈련했다. 이때 느낀 게 많다. 그는 “(이)정후 형처럼 야구를 잘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며 “형이 뛰던 팀에서 뛴다는 자부심을 갖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키움의 소득은 이주형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주형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이 돋보였다. 강점인 타격을 극대화하려고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옮긴 신인 전태현은 이날 시범경기 첫 안타와 타점을 모두 신고했다. 9일 NC전에서 호쾌한 홈런을 날렸던 신인 내야수 여동욱은 이날 수원에선 3루를 끝까지 지키며 수비 재능을 뽐내기도 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