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창단기념식 때 단체사진을 촬영한 두산 선수단.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외야는 사실상 ‘반 자리’ 경쟁, 누가 선택 받을까|스포츠동아


지난달 창단기념식 때 단체사진을 촬영한 두산 선수단.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025시즌 두산 베어스 외야 구성의 큰 틀은 이미 정해졌다. 중견수 정수빈이 중심을 잡고, 우익수 제이크 케이브와 좌익수 김재환이 코너를 책임지는 게 기본이다.

정수빈은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중견수다. 넓은 수비 범위와 탁월한 타구 판단 능력이 일품이다. 지난해 중견수 부문 KBO 수비상도 그의 몫이었다. 공격에서도 정확한 타격과 작전 수행 능력을 겸비해 대체 불가 자원이다. 지난해 중견수로 리그 2위인 1114이닝을 소화했다.

새 외국인타자 케이브 역시 안방 잠실구장의 넓은 외야를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격에선 특유의 간결한 스윙이 돋보인다. 지난해에도 우익수는 헨리 라모스(654.2이닝), 제러드 영(147이닝) 등 외국인선수들이 주로 맡았다.

관건은 좌익수다. 홈런타자 김재환이 오랫동안 지켜온 포지션이다. 김재환은 2023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의 부진에 허덕였지만, 2024시즌 136경기에선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으로 반등했다. 올해도 타선의 핵으로 꼽힌다. 그러나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나서는 날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누군가 좌익수를 맡아야 한다. 사실상 ‘반 자리’를 위한 무한경쟁이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호주 캠프 내내 뜨거운 경쟁이 이어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 팀 내 좌익수 소화 이닝 1, 2위는 조수행(491.1이닝)과 김재환(274.1이닝)이었다. 이밖에 제러드(118.1이닝), 이유찬(113.1이닝), 김대한(87이닝), 전다민(38.2이닝), 김인태(38이닝) 등이 돌아가며 좌익수로 나섰다. 특정 선수에게 고정된 자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올해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선수 모두를 좌익수 후보군에 넣어도 무방하다. 지난해 도루왕(64개)을 차지한 조수행을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추재현, 김민석과 기동력이 뛰어난 2년차 전다민, 호주 캠프 우수선수로 선정된 강현구가 모두 좌익수를 다툰다고 볼 수 있다. 호주 캠프에서 타자 부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추재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일본 미야코지마 퓨처스(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대한과 김인태 역시 주목해야 할 후보들이다.

이 감독은 무한경쟁을 올 시즌의 키워드로 꼽았다. 컨디션과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든 1군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좌익수 역시 팀의 전략에 맞춰 각기 다른 선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예를 들면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 수비와 기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식이다. 확실한 장점을 어필해야 그만큼 기회도 늘어난다.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Source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