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최동환이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투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전 가능하다면 평생 야구하고 싶어요. 그 정도로 여전히 야구가 좋거든요.”
KT 위즈 최동환(36)은 지난해 16년간 몸담은 LG 트윈스에 직접 방출을 요청했다. 기량 면에선 구단 내부적으로도 공의 회전수, 수직 무브먼트 등 여전히 좋은 구위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다만 불펜이 두껍던 팀의 전력 구성상 예년만큼 기회가 주어지기는 어려웠고, 최동환에게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해졌다. 최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만난 최동환은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다른 환경을 필요로 했던 것 같다”며 “방출된 뒤 KT에서 손을 내밀어주신 덕분에 LG만큼이나 좋은 팀을 다시 만나게 됐다. 다시 한번 재미있게 야구할 계기를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KT는 최동환에게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줄 팀이다. 최동환도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새로운 지도자, 동료들과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 감독은 불펜피칭 중 최동환에게 섬세하게 기술적 지도를 하거나, 훈련을 전후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정서적 교류도 자주 한다. 최동환은 “KT에도 정말 좋은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느낀다”며 “내가 KT 유니폼을 입게 된 데는 (이강철) 감독님의 영향이 정말 컸는데, 감독님과 야구하며 배우고 느끼는 점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KT 최동환이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투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최동환이 KT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KT가 ‘강한 불펜’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다. KT가 그에게 손을 내민 이유도 김민수, 주권, 손동현, 박영현 등 기존 불펜과 부담을 나눌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동환은 “보통 1군 엔트리에 있는 투수 14~15명 중 선발, 필승조를 빼면 7~8명 정도가 남는다. 그런데 이 선수들에게도 각자의 역할이 있고, 모두 팀에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전력이 좋다고 평가받은 우승팀들을 보면, 필승조만 아니라 비(非) 필승조 선수들까지 강했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강한 불펜’이 완성되는 것 같다”며 “KT가 더 좋은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돕고 싶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면 팀이 원하는 결과도 따라오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