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원석(왼쪽)과 소형준이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훈련 도중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2001년생 뱀띠 친구 오원석과 소형준이 KT 위즈에서 뭉쳤다. ‘2019 기장 U-18(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이후 6년만이다. 둘은 당시 대표팀에 이어 프로에서 다시 한번 짝을 이루게 됐다. 이들을 비롯해 허윤동(삼성 라이온즈), 이강준(키움 히어로즈) 등 당시 대표팀 선발 중에선 현재 선발을 맡는 투수조차 드물다. 같은 팀 선발진에서 뛰는 사례는 더더욱 없었다. 둘은 “당시 멤버 중 선발 2명이 프로에서 한 팀 선발로테이션을 맡는 사례는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처음”이라고 신기해했다.
●“덩치만 커졌지”
격세지감이다. 오원석은 매송중, 소형준은 구리인창중 시절 처음 만났다. 10여 년 전 첫인상과 지금 모습이 다르지 않아서 더 편하고 좋다. 소형준은 “당시 (오)원석이가 나온 중학교 야구부에 겉멋을 내는 이미지가 있어서 원석이가 약간 건방져 보였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오원석은 “실제 우리 야구부를 껄렁껄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웃음). 난 (소)형준이를 처음 보곤 ‘공을 예쁘게 던지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덩치만 커졌지, 처음 만났을 때와 변함이 없다”며 웃었다.
둘은 옥신각신 장난을 치곤 하지만, 야구 이야기를 좀 더 편안하게 나누는 발전적 관계 또한 이어가고 있다. 소형준이 지난해 오원석의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곧장 전화기를 든 것도 이 때문이다. 오원석은 “이적한 뒤 생활은 물론 다방면에서 형준이에게 많이 묻고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소형준은 “그동안 1군에 동갑 투수가 없었는데, 원석이가 와 심적으로 편하다”며 “캐치볼 파트너로서 느끼는 것 또한 많다. 원석이가 KT에서 더 좋은 커리어를 쓰도록 많이 돕겠다”고 말했다.
●“같이 가자”
오원석과 소형준은 비시즌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계속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올겨울 일본 돗토리 월드윙트레이닝센터도 함께 찾았다. 오원석은 “형준이에게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는데, 며칠 고민하다 ‘같이 가자’고 해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월드윙트레이닝센터를 다녀온 뒤) 공을 던지는데, 고관절이 좀 더 잘 써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지금 페이스가 너무 빠르게 올라서 확 오르지 않게 누를 정도”라고 말했다.
둘은 시즌 동반 비상을 꿈꾼다. 오원석은 이적 후 첫 시즌, 소형준은 2023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앞두고 있다. 오원석은 “형준이는 좋은 투구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까지 매 시즌 꾸준해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는 해내리라고 본다”고 칭찬했다. 소형준은 “이닝은 원석이(530이닝)가 나(442.2이닝)보다 꾸준하지 않았는가”라며 “올 시즌 역시 규정이닝은 채워주리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